작년 말 크리스마스가 막 지나서 엄니가 갑자기 전기 매트를 구입했다. 엄니 왈 친목회에서 단체로 구입해서 싸게 구입했고 이 매트가 유명하고 유행이란다. 구입한 전기 매트는 주로 거실에 깔아 사용하는 거라 하는데 그 표면이 일반 장판같아서 거실에서 궁둥이 지지는데 그만이라 인기가 좋다고 한다. 뭐 제품이 전선이 깔린 곳 위주로만 뜨끈했고 제품이 좀 얇아서 그런지 전원이 나가면 금방 식어버려 개인적으로 별로였지만...

그러던 어느 날, 궁둥이를 지지고 있는데 모서리 부분에서 제품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엔 "발명특허번호 : 0446449" 요렇게 적혀 있었는데 이게 내 호기심을 자극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특허번호... 참 많이 들어본 단어다. 일상 생활에서 쓰는 제품들을 유심히 보다보면 간혹 이 특허번호라는 단어가 찍혀있는 제품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특허번호만 있지 무슨 특허인지는 제품상에서는 알 도리가 없다. 특허내용이 인쇄되어 있지 않으니 말이다...

인터넷은 참 위대하다. 궁금한게 있으면 그냥 검색하면 대부분 다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다음을 이용하느냐... 구글을 이용하느냐... 네이버를 이용하느냐... 선택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어쨌든 난 특허번호를 관리하는 홈페이지를 찾았는데 바로 www.kipris.or.kr 여기가 한국특허정보원 홈페이지고 특허번호로 검색하면 다 나오는 것 같다.

위 특허번호로 검색해보니 발명의 효과에 대한 설명이 아래처럼 되어 있었다.

발명의 효과가 제품이 이 발명으로 인해 다른 제품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뭔가 특별한게 있다는게 아니라 제품 생산에 있어 유리하거나 효과가 있다는 내용 뿐인듯 하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발명특허라고 제품에 찍힌 저 글자들이 마치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겐 이 제품엔 뭔가 특별함이 숨어있는 것같은 그런 광고 효과를 주고 있는 것이다.

집안에 또 특허번호가 인쇄되어 있는 제품이 없나 찾아보기로 했다. 다행히 어렵지 않게 그 주인공은 욕실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 요즘 한창 탈모와 관련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로 댕기머리 샴푸였다. 댕기머리 샴푸는 "발명특허 제 0469658호" 요렇게 적혀 있었는데 위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두 건이 검색되었다. 두 건 각각 발명자가 달랐는데 암튼 두 가지 모두 발명의 효과를 살펴봤다.

글을 몇 번씩 읽고 또 읽어 봤는데 암튼 두 건 모두 두피에 영양을 공급하여 탈모방지에 대한 효과가 기대된다로 요약하는게 가장 알맞을 듯 하다.

근데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소도 있고 청결하지 못하거나 영양 상태가 나빠서 탈모가 진행되거나 하는등 여러 요인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적어도 위의 효과대로라면 유전적인 요소로 진행되는 탈모에는 효과가 거의 없을 듯 했다. 하지만 실상 판매현장에선 이렇게 두피의 청결과 영양상태에 따른 탈모에만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별적인 광고가 이루어지고 있을까? 다행히 댕기머리 제품에는 이런 취지의 문구가 제품에 표기가 되어 있던데 유전적인 탈모 얘기는 없었다. 뭐 굳이 효과가 없는 것에 대해 알릴 필요까지는 없을테니까... 그냥 이해가 된다.

발명특허가 인쇄되어 있는 제품들은 판매원이든 다른 매체든 종종 그 특허번호가 인쇄되어 있는 자체만으로 제품이 우수하다고 광고되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에겐 제품이 과대 광고가 이루어지는지 여부를 알 권리가 있는 것이다.

이 글을 읽은 분들은 발명특허제품이라해서 무조건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심리 대신 직접 조사를 해서 과연 제품이 좋을지 직접 알아보며 물건을 구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P.S) 지금 예를든 전기매트나 댕기머리 샴푸의 경우 발명특허들에 대해 간단히 검색만으로 얻은 지식으로 비전문가가 이 글을 쓴 것이기에 내용이 미흡하거나 제품의 효과에 대해 검증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