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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2 이명박으로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그 자리 by ㉡ㅐ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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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새벽! 깊은 어둠으로만 치닫는 고요한 시간에 지난 5년을 뒤돌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봤다.

아니 5년은 어느 새 십수년 전으로 돌아가 전두환을 앞에두고 노무현 국회의원이 호통을 치며 절규하는 모습이 눈에 어른 거렸다. 3당 야합을 선포하는 자리에서 "이의 있습니다"라고 큰소리로 울부짖는 목소리가 귀에 울려 퍼지고 지역주의를 극복해보고자 불러도 모여드는 이 없는 부산역광장에서 홀로 국회의원 선거 운동을 하던 모습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개혁국민정당 창당식에서 흘렸던 눈물이 내 가슴을 적시고 정치인에게 최초로 성금을 보내며 너무 기뻐하던 내 모습도 생각난다.

5년전 취임식에서 너무나 당당히 취임사를 발표하던 그의 모습이 어제같이 생생하고 남북 분단선을 대통령으로써 걸어서 넘어가던 순간도 생생하다.

신행정수도 건설이라는 국가 균형 발전 프로젝트가 관습법이라는 말도 안되는 억지 논리로 위헌 판결이 내려질 때의 상실감이 생각나고 수구세력에 의해 탄핵당하던 그 때 국회의사당에서 유시민 의원의 절규하던 울음소리가 가슴을 요동친다...

그렇게 파란만장한 대통령 5년의 재임기간이 끝나고 이제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오는 그에게 내 가슴 속에선 미안함과 고마움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짧다면 짧은 대한민국 60년사를 돌아보면 이토록 언론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진 대통령은 없을 것이다. 수구 언론은 인격을 모욕하는 말조차 서슴치 않았으며 진보 언론 역시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해야할 소임을 하는 그에게 곱지 않은 글들을 쏟아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중 여당다운 여당이 있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을만큼 그를 지탱하는 세력은 거의 없었으며 국민들은 언론의 말장난과 개혁으로 인해 자신들에게 피해가 가지않을까하는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 와중에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생각하면 한없이 노무현 대통령께 미안한 마음뿐이다.
일주일에 한 두번씩 배달되어오는 청와대브링핑조차 읽기를 게을리 했던 것.
탄핵당했을 때 바쁘다는 핑계로 촛불 집회에 한번도 참석하지 못한 것.
찌라시들의 악의적인 대통령 기사에 댓글도 달지 않고 그냥 지나쳤던 것.
많은 후회되는 일들이 마음을 괴롭히고 있다...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그를 보면서 어디서 다시 노무현 같은 지도자를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토록 경제를 살려달라 울부짖는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일시적인 경기부양책없이 많은 욕을 들어가며 오늘 날의 탄탄한 경제 토대를 갖추고,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물려받아 북핵 위기 상황에서 주체적으로 남북 평화의 물결을 이루었는가 하면 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 피해갈 수 없는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어려운 한미 FTA협정 체결 성공을 이루었다. 노무현 정부의 업적을 다 쓰려면 한참 멀었지만 더 논하면 뭐하랴... 이런 걸 알아주지 못하는 국민들만 야속할 뿐...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실패한 대통령이라 한다.
하지만 난 노무현 대통령이야 말로 조선 왕조 "정조" 임금에 비유할 만한 위인이라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은 역사가 화답할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그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려한다.
새 대통령으로 노무현의 자리를 채우면서 말이다.
25일이면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겠지만 내 마음속에선 이명박으로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그 자리! 그 자리가 바로 노무현 대통령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님 5년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Posted by ㉡ㅐ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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