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겠지만 그래도 좀 더 쉽게 그 의미를 느낄 수 있게 우리나라의 지역주의 문제와 비교해본다면 호남 출신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나왔는데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영남에서 한나라당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게 되는 사건과 비교될지도 모르겠다.

이번 미국 대선은 약간 특수한 환경하에서 치뤄졌다. 바로 미국의 금융부실에 따른 경제 위기 속에서 치뤄졌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는 부시 정권하에서 발생한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인종과 정권 심판이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정권 심판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대선에 큰 영향을 미쳤던 이런 사건이 없었더라면 과연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방송이나 신문을 보고 있으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으로 적어도 미국내에서 흑백간의 인종 차별 문제가 해결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과연 그럴까?
난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어쩌면 마지막 마침표가 아닌 아주 길고 여러  문장으로 된 글 중에서 한 문장의 끝을 알리는 마침표에 지나지 않음을 우린 이미 여러 경험에 의해 알고 있지 않은가?

상황이 좀 다르겠지만 지난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을 잠시 기억해 본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 비주류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최초의 역사적인 사건이였다. 당시 노무현을 지지해야 할 명백한 역사적 사명감의 무게를 가졌던 많은 사람들도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으로 이제 우리 사회가 좀 더 평등하고 좀 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로 나아갈 줄 알았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됐던가? 비주류라는 이유때문에 혹은 권력을 지키려하는 많은 기득권 세력들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도 힘든 길을 걸어야 했고 지금은 대한민국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다.

분명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탄생은 미국 역사에서 큰 자국을 남긴 사건이다. 전 세계인들도 많은 기대를 품게 만드는 대통령이지만 오바마는 몇몇 현안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길보다 더 힘든 길을 미국 기득권층과 싸우며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비효과처럼 첫 미국 흑인 대통령이 그의 힘있는 날개짓으로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날개짓은 큰 바람을 만들지 못함을 알기에 그의 행보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모든 국민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과연 이번 미국 대선의 결과가 남북전쟁의 마침표를 찍었다고 생각하십니까?